털 고무신의 추억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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호호아줌마 2022-12-02
괴로운 지난 날이라면 과거이고 행복한 과거라면 추억이라는데..... .
지난 날 귀촌아닌 귀촌으로 200년된 고택에서 오랜 시간을 살았던 시절이 있다.
남편이 뇌경색으로 쓰러진 곳이기도 하고, 처절하리만치 동네에서 따돌림을 당하기도 한 그곳이 왜 이렇게 그리운지.
버선 신기를 좋아해 겨울이 되면 버선을 신고 마루며 안방, 사랑방, 정지로 600평이나 되는 너른 곳을 버선이 닳도록 돌아다닌 곳.
오래된 고택이라 저녁이면 집 곳곳에 머리털이 서는 곳이 있었는데도 우리 부부는 어떻게 7년이란 세월을 살아냈는지 의문이다.
불편함속에 편안함이 있었고 괴로움속에 작은 행복이 있었다.
오일장이 서는 날에는 고무신도 사고 털 고무신도 사서 계절을 바꿔가며 신고 또 신었다.
대청소를 하고 기분이 좋은 날은 대청 아래 댓돌을 깨끗이 청소하고 고무신에 그림을 그려 넣었다.
생활이 어려워지자 서울로 재상경 한 이후에도 고무신은 추억으로, 시골에 살아 본 훈장으로 내 옆에 보관되어 있다.
가끔 겨울이 오면 털 고무신을 신고 다니면 편할텐데 하고 생각하지만 사람들의 시선이 부끄러워 사는것도 신는것도 할 수가 없다.
갑자기 이틀 전부터 한파가 오더니 시베리아처럼 춥다.
털 고무신이 그립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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